검색결과51건
산업

"동반 부진? 질적으로 달랐다" 아모레-LG생건, 엇갈렸던 '이 부분'

K뷰티 투톱 아모레퍼시픽(아모레)과 LG생활건강(LG생건)의 올 3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계는 양사가 공개한 단순한 숫자보다는 질적인 내용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아모레는 북미 지역을 비롯한 아세안과 일본 등 해외에서 매출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LG생건은 사실상 줄어드는 추세여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와 LG생건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875억원과 43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4%, 25.8% 줄었다. 누적 매출도 감소세였다. 아모레는 9.8% 줄어든 2조7479억원, LG생건은 2.6% 줄어든 5조2376억원에 그쳤다. 양사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중국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 소비가 줄어들었다. C뷰티(차이나뷰티) 산업이 한국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를 발판삼아 성장하면서, K뷰티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 일부에서는 양사가 모두 부진했지만, 해외 매출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아모레는 올 3분기 해외에서 전년 동기보다 3.6% 감소한 31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9억원가량 줄었다. 중국 매출이 10% 이상 떨어졌지만, 아세안과 일본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일본은 '라네즈' '이니스프리'가 선전하면서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미주 지역에서는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출이 35% 증가했고,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등 시장에서도 꾸준히 매출이 우상향했다. LG생건은 해외 매출이 44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9% 줄었다. 28.9%나 매출이 줄어든 중국 외에도 일본 9.6%, 이밖의 다른 지역에서도 8% 가량이 하락했다. 북미 지역은 매출액 1422억원으로 작년보다 소폭(4.2%) 증가했으나, 과거 이 지역에 수천억원 가량을 투자 것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LG생건은 북미 시장을 공략한다면서 2019년 더 에이본 컴퍼니, 2022년 더크렘샵을 인수한 바 있다. 두 회사의 인수가는 약 2900억원이다. 업계는 양사가 구사해 온 전략이 다른 결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모레는 변동성이 큰 중국을 넘어 일본과 멕시코, 북미에 집중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와 '라네즈' 등을 서구권에 알리기 위해 쏟아 붓는 자금과 노력이 막대하다. 반면 LG생건은 운신의 폭을 크게 넓히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9월 '더히스토리 오브 후'의 리뉴얼 론칭 공개를 중국에서 가장 먼저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최근 색조 브랜드를 중심으로 일본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투자(IB)업계의 분석도 비슷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역, 브랜드 다각화에 대한 유의미한 성과가 점차 확인되고 있다"며 "현재보다 미래 턴어라운드에 집중할 때"라고 진단했다.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시장의 비중국 패러다임 전환으로 럭셔리와 중국 의존도가 높은 LG생활건강에 비우호적 환경"이라고 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1.02 07:02
산업

[단독] 김건희 여사가 픽한 '더후'… LG생건도 몰랐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최근 파라과이 대통령 내외를 만난 자리에서 LG생활건강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 '더히스토리오브후(더후)'를 선물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는 이 과정에서 LG생건 측의 도움 없이 직접 제품을 구매했으며, LG생건 역시 이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LG생건이 이번 계기로 북미·중남미 등 글로벌 판로 다각화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영부인의 선택 16일 본지 확인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파라과이 정상 오찬에서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부인 레티시아 오캄포스 여사에게 한국 화장품을 선물하면서 LG생건의 더후를 선택했다. 김 여사는 선물을 마련하면서 LG생건 등 기업 측에 연락하거나 협찬을 받지 않고 직접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부인이 파라과이의 퍼스트레이디를 위해 고심해 '내돈내산'으로 선물한 화장품이 더후인 셈이다. 김 여사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개최된 '부산 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 행사에서도 국제박람회기구(BIE) 소속 대표단에게 더후 세트를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역시 기업 측에 협찬 등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실이 직접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K뷰티를 대표하는 화장품 세트와 김 여사가 기획·제작에 참여한 '엑스포 키링'을 선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LG생건은 무척 고무된 분위기다. 한국의 퍼스트레이디인 김 여사가 K뷰티 대표 브랜드로 더후를 잇따라 선택했기 때문이다. 더후는 그동안 퍼스트레이디가 아끼는 브랜드로 입소문이 났다. 2014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방한해 더후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화권 인기 화장품으로 입지를 굳혔다. A 화장품 회사 관계자는 "김 여사가 타국 퍼스트레이디를 위해 더후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영부인의 상징적인 위치상 기업 입장에서 먼저 협찬을 하거나 제공하는 것은 힘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미·중남미 향해 도전할 때" 영부인이 더후를 선물한 파라과이는 남아메리카 중앙에 위치한 공화국이다. 인구는 686만명 수준이지만, 삼면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볼리비아를 끼고 있는 남미 대륙의 중심이다. 그러나 K뷰티 대기업 중 이들 나라에 공식 진출한 곳은 아직 없다. 현재 LG생건은 중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더후 매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과 면세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더후는 2019년 단일 브랜드로는 가장 높은 2조58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보따리상이 주도하는 면세점과 중국 1~2선 도시 백화점에 포진한 2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이 선전한 덕이 라는 것이 IB업계 공통적인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매출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더후가 '천기단' 리뉴얼 제품을 중국 상하이에서 가장 먼저 공개한 배경이다. 최근에는 일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지에서 반응이 좋은 메이크업 브랜드 'VDL' 등을 앞세우고,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LG생건이 익숙한 지역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부인의 행보와 발맞춰 북미와 중남미 등 익숙하지 않은 나라를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중화권 외에도 북미와 일본, 중남미로 외연을 넓혀야 지속가능한 성장도 가능하다. 경쟁사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중남미의 유행을 이끌어 가는 국가로 꼽히는 멕시코 온·오프라인 매장에 공식 진출하며 진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와 중남미는 문화와 인종이 다르기 때문에 뷰티 기업이 성공하기 쉽지 않다"며 "도전하는 기업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는 하지만 매년 매출과 씨름해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중국도 20년에 걸친 투자 끝에 성공을 거뒀듯 K뷰티 기업들이 더 큰 세상을 향해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0.17 07:01
산업

라네즈는 멕시코, 헤라는 일본...진출국 다각화한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아모레)이 익숙한 주요 수출 국가에서 벗어나고 있다. 멕시코나 일본 등이 시장 자체는 작지 않지만, 주변국으로의 확대를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진출하는 모습이다. 13일 아모레와 뷰티 업계에 따르면 뷰티 브랜드 '라네즈'가 중국 온·오프라인에 공식 진출했다. 라네즈는 지난 8일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멕시코에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오는 22일부터는 멕시코 전역에 흩어진 22개 세포라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기초 브랜드가 강점인 라네즈는 호주 등 북미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입술 전용 팩과 수분크림 등의 인기가 높다. 아모레의 올해 2분기 매출은 북미·유럽·일본에서 크게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5% 증가한 372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 북미 매출은 전년보다 105%나 증가했다.아모레가 멕시코를 새로운 공식 진출국으로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멕시코가 북미 트렌드를 가장 먼저 흡수하는 시장이어서다. 앞으로 아모레는 멕시코를 교두보 삼아 450억 달러에 육박하는 중남미의 뷰티&퍼스널 케어 시장을 공략해 나갈 전망이다. 이진표 아모레퍼시픽그룹 그룹전략기획실 전무는 "라네즈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프리미엄 스킨케어 수요가 높은 멕시코 2030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브랜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색조 브랜드 '헤라'는 일본행 티켓을 끊었다. 지난 1일 일본 최대 규모 뷰티 정보 플랫폼과 오프라인 멀티 브랜드 매장을 운영 중인 아토코스메 도쿄·오사카점에 공식 입점했다. 아모레는 10월에는 추가 팝업스토어와 온라인 채널 입점을 확대하면서 헤라를 뉴 럭셔리 메이크업 브랜드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최근 79주년 기념사에서 글로벌을 향한 새로운 도전 의지를 밝혔다. 아모레 관계자는 “일본을 시작으로 태국 등 아세안 지역에 추가로 진출할 예정”이라며 “향후 더 많은 글로벌 고객에게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14 07:04
산업

K뷰티 중소 브랜드는 날개... 고전하는 '투톱' 아모레·LG생건

K뷰티 간판 대기업이 부진한 가운데 중소·중견 화장품 기업의 인디 화장품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대중적인 브랜드 보다는 개성있고 특별한 제품을 찾는 젠지세대(10~20대)의 소비 특성과 함께 상대적으로 트렌드에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중소·중견 기업의 장점이 어우러진 결과로 분석된다. 날개 단 중소 브랜드 50대 주부 A 씨는 최근 해외여행 전 도심 면세점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평소 들어보지 못한 중소 K뷰티 브랜드가 면세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A 씨는 “우리 세대는 '에스티로더'나 '시슬리'나 '설화수' 같은 유명 브랜드에 익숙한데, 요즘 젊은이들은 아닌 것 같다”며 "전통보다는 힙한 인디 브랜드에 관광객들이 더 몰리는 분위기여서 나도 모르게 매장을 기웃거렸다"고 했다. 한국의 인디 뷰티 브랜드가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이달 인천공항점 제2터미널 매장에 '마녀공장' 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8월 중 명동 본점에 매장을 새로 연다. 2017년 설립된 마녀공장은 마스크팩 '메디힐'로 유명한 엘앤피코스메틱이 최대주주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지난해 전체 매출 1018억원의 절반 이상(56%)이 해외에서 나왔다. 중국 한한령과 코로나19 속에서도 선전하면서 올해 6월에는 코스닥 시장에도 입성했다. 구다이글로벌의 모던 한방 스킨케어 브랜드 '조선미녀'는 처음부터 해외를 타깃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중국보다는 북미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SNS를 활용해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2020년 1억원이던 브랜드 매출은 올해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4일 상장한 뷰티스킨도 해외에서 잘나가는 브랜드를 여럿 보유 중이다. 성형외과 명칭을 따온 더마코스메틱 콘셉트 '원진'과 비건 및 자연주의 콘셉트인 '유리드'가 대표적인데, 중국 '왕홍(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뷰티스킨의 지난해 매출액은 547억7100만원으로 전년(411억6400만원) 대비 33.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5억1900만원으로 전년(28억8600만원)보다 91.2% 늘었다. 중국 시장에서 선전한 덕이다. 업계는 중소·중견기업이 거느린 인디 뷰티 브랜드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현상을 젠지세대의 소비 스타일 변화에서 찾고 있다. 5~10년 전과 달리 젊은 층은 화장품을 바꾸는데 개방적이다. 다양한 제품을 사용한 뒤 가장 잘 맞는 브랜드를 찾는데 적극적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몸집이 작고 내부 시스템이 간결한 중소·중견기업은 이러한 소비 패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화장품 브랜드를 전개 중인 B 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화장품이 충성도 높은 분야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며 "신제품을 발 빠르게 사용하고 리뷰를 쓰거나 SNS 등에 인증하는데 익숙한 세대"라고 평했다.이 관계자는 또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면세점이 제 기능을 못하자, 비교적 고가의 유명 제품을 살 수 있는 창구도 줄었다"며 "K뷰티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나 선호도가 바뀌게 된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초격차 브랜드로 승부해야 국내 간판 화장품 대기업은 날개를 단 인디 뷰티 브랜드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과 아모레퍼시픽(아모레)는 지난주 나란히 2분기 실적으로 공개했다. LG생건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1조8077억원, 영업이익은 27.1% 감소한 1578억원을 기록했다. 뷰티 사업이 특히 부진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화장품 사업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7805억원, 영업이익은 24.9% 감소한 7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 매출이 1년 전보다 3.4% 줄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영업이익이 1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적자(영업손실 109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상반기 기준 매출은 2조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34억원으로 41.8% 급감했다. 그룹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한때 60%를 웃돌던 중국 시장에서 매출 비중이 지난해 51.5%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는 42%까지 급락했다.두 회사 모두 글로벌 신시장인 북미나 유럽 등 지역에서 두각을 보였다는 점은 위안거리였다. 그러나 엔데믹에 접어든 뒤에도 면세 채널 부진이 이어졌고, 중국 시장에서도 예전만큼 힘을 쓰지 못했다. 인디 브랜드가 면세점에 신규 매장을 내고 중국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과 대조적이다. 화장품 기업 C 사 관계자는 "아모레가 중국에서 럭셔리급 브랜드를 제외하고 사실상 오프라인을 다 접었다"며 "전환이 빠른 인디 브랜드와 경쟁하기보다는 기술력에서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브랜드가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아이디어 등으로 화장품 시장에서 반짝 성공을 거둘 수는 있지만, 장기간 살아남기는 어렵다"며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은 장기간 구축한 마케팅 노하우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31 07:01
산업

아모레퍼시픽, 2분기 영업익 59억…'흑자전환'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9454억원과 영업이익 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면세 매출 감소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1.6% 하락한 55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데일리 뷰티 부문이 제품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기반으로 흑자 전환하며 국내 영업이익도 0.4% 증가했다. 면세 채널은 두 자릿수 매출 하락하며 부진했다. 전체 이커머스 채널의 매출 감소세에도 데일리 뷰티 부문의 순수 국내 이커머스 채널에서는 매출이 성장해 부문의 영업이익 개선에 보탬이 됐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은 북미, 유럽, 일본 시장의 고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27.5% 증가한 37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시아 매출 상승 등으로 인해 영업 적자도 축소됐다. 중국에서는 라네즈의 선전에 힘입어 전체 20%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중에서는 헤라와 에스트라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일리윤, 라보에이치 등이 선전한 데일리 뷰티 부문은 수익성이 개선되며 흑자 전환했다. 자회사 중에서는 에뛰드가 매출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주요 자회사들은 전반적인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며 마케팅 투자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2분기 대부분의 해외 시장에서 매출이 증가하며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북미와 EMEA(유럽, 중동 등) 지역의 경우 전년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해 눈길을 끈다. 중국 시장에서도 매출이 성장했으며, 고객 저변을 확대 중인 일본 시장도 매출이 크게 증가해 기대감을 높였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1조308억원의 매출과 1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26 14:04
산업

[IS리포트] 북미·중국·중동 해외영토 넓히는 윤상현 리더십, 한국콜마 미래는

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식품 기업인 한국콜마는 오너가 2세인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을 넘어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새로운 시장 개척 및 적극적인 인수합병 등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미국, 중동, 베트남으로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가 윤상현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 6월 윤 부회장은 처음으로 정부의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베트남을 방문하는 등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번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화장품 등 사업 기회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는 2019년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회사인 HK이노엔의 숙취해소제인 컨디션이 100만병 이상 판매되는 등 히트를 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매출 규모가 그리 크진 않지만 지난해 매출 78억원을 달성했고, 올해 100억원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베트남의 술문화가 한국과 비슷해서인지 숙취해소제가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며 “최근 3년간 12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30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는 중동 화장품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중동 시장에 맞춘 화장품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해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출입 비즈니스 컨설팅 기관 ‘UAE BPC’에 PB 상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의 건조한 기후 환경 등을 고려해 수분 공급과 피부 장벽 강화에 중점을 두고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시장을 위한 토대는 이미 마련했다. 중동을 겨냥해 동물 유래 성분 제외 같은 할랄 보증 시스템을 세종공장과 부천공장에 구축했다. 중동 시장에서 한국콜마가 제조한 ‘조선미녀’와 같은 제품이 인기다. 아마존 UAE에서는 강한 보습력과 천연성분이 풍부한 조선미녀 세럼 제품들이 인기순위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고기능성 제품인 선케어 품목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중동에서는 가장 한국스러운 특성을 지닌 한방 화장품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한국콜마가 빼어난 기술력을 갖춘 선케어 제품들의 판매도 증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원조 기업인 미국콜마로부터 ‘콜마’ 글로벌 상표권을 100% 인수하면서 미국 무대에서도 공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이는 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식품 업계 사상 한국 기업이 글로벌 본사의 브랜드 상표권을 인수한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한국콜마는 그동안 콜마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해 독자적인 법인명을 사용했으나 콜마 USA, 콜마 CANADA으로 이번에 변경하게 됐다. 콜마는 1921년 미국에서 설립된 역사가 깊은 기업이다. 북미 지역 고객사 확대를 위해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콜마 브랜드를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올해 3월 미국 뉴저지에 기술영업센터를 완공하면서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기술 연구와 영업을 일원화해서 현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한령’ 피해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코로나19 여파와 미중 갈등으로 인해 한국의 화장품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한한령’ 여파로 중국 매출에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콜마는 중국 시장에서 회복세를 보이는 등 올해 2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이 전망되고 있다. 증권사들의 전망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2분기에 매출 5884억원, 영업이익 415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기능성 제품군 수주 증가로 국내와 중국 ODM 사업 모두 분기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며 “용기 생산업체인 연우 또한 북미 수출 및 인디 브랜드 수주 증가로 턴어라운드 효과가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무석법인은 매출 560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이 전망되면서 1분기에 흑자 전환에 이어 영업이익률 두자릿수(11%)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무석법인의 경우 기능성 제품 경쟁력으로 중국 고객사 확대, 수주 급증이 이어져 완공 이후 최고의 가동률(90% 이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4만2600원으로 출발했던 한국콜마 주가는 실적 증가로 인한 반등이 일어나면서 4만6000원대까지 회복하는 등 다른 화장품 기업과는 다른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52주 최고가인 4만7800원을 찍기도 했다. 윤 부회장은 이달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는 화장품, 제약, 건강기능식품에 있어서 그 업에 진심인 고객을 가장 잘 도와주는 서비스 플랫폼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변하지 콜마그룹의 먹거리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용기제조 전문 기업인 연우를 2864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인수 이후 최대 규모의 빅딜이었다. 국내 화장품 용기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연우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를 겨냥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부터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세종시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화장품 생산기지를 신설하고 있다. 축구장 8개 크기에 달하는 약 5만8895㎡(1만7816평) 규모 부지를 확보하고, 연간 2.2억개 생산이 가능한 화장품 공장을 건립한다. 이는 콜마가 향하는 글로벌 미래시장의 핵심 기지가 될 전망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밸류체인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 및 인수에 나서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실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17 06:59
산업

[IS시선] 아모레의 글로벌 리브랜딩...10년 후 내다봐야 하는 이유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의 리브랜딩 작업이 K뷰티 업계 관심을 받고 있다. 오너 기업인 아모레는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시작했다. 한국과 아시아권에서 거둔 안정적인 성과를 뛰어넘어 북미와 유럽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모레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현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시늉만 내는 수준이 아니다. 할리우드 배우인 틸다 스윈튼을 '설화수'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올해 초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설화수 나이트 앳 더 메트' 행사를 개최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행사에 국내는 물론 현지 패션·뷰티업계 관계자들도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도심 주요 면세점과 공항에는 아모레의 설화수 메인 모델인 로제가 등장한 대형 광고판을 끝없이 만날 수 있다. "설화수는 반드시 잘 돼야 한다. 회사의 미래가 걸렸다"는 말이 내부에서 나올 정도로 정성을 쏟는 분위기다. 투자하면 단기적인 영업이익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실제로 IB업계는 아모레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500억원 미만으로, 직전 분기 대비 2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리뉴얼 관련 마케팅비가 대거 집행된 탓이 컸다. 아모레의 과감한 도전을 바라보는 평가가 엇갈리는 배경이다.화장품 기업인 A 사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K뷰티 제품들은 사실 20년 전부터 들어가 오랜 시간 물밑 작업 끝에 거둬들인 것"이라고 했다. 다른 지역에서 톱 수준까지 성장하는데 수십 년의 세월이 걸린다는 의미다. 설상가상 북미와 유럽은 같은 아시아권이 아니다. 이 관계자는 "인종 구성은 물론 문화까지 완전히 다른 지역에서 중국처럼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감수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어렵고 힘들다고만 해서 현재에 멈춰 설 수는 없다. K뷰티 업계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에 취해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와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기업 전체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 배경이다."미국에서 한국 것은 안돼" "유럽에서 K뷰티는 안먹혀"라는 생각으로 일관하면 미래가 없다. K뷰티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현재 한국에서 과감한 도전을 밀고 갈 수 있는 기업은 오너 경영을 하고 있는 아모레 정도다. 경영진도 북미와 유럽으로 진격하는 길이 불확실한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런데도 나아가는 이유는 10년, 20년 뒤 아모레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당장의 실적과 영업이익 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한 아모레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04 07:05
산업

시총 톱20 중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1위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0곳 중 6곳꼴로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총 196곳 가운데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개선될 걸로 보이는 상장사는 총 116개(59.2%)로 집계됐다.SK디앤디(1722.6%)·농심(701.9%)·한올바이오파마(418.4%)·롯데정보통신(377.6%) 등을 포함해 총 95개 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아모레퍼시픽·롯데케미칼 등 12개 기업은 흑자로 전환된다. 한국전력·이마트·현대미포조선 등은 적자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그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대형주 중심으로 살펴봐도 2분기 실적 분위기는 양호하다.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개 상장사 가운데 14곳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LG에너지솔루션이 시총 상위 20위 중 가장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1년 전보다 254.8% 급증한 6941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메탈 가격 하락으로 소형전지 부문의 판매가격이 떨어졌지만 북미를 중심으로 한 중대형 전지 판매량이 증가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효과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또 다른 2차전지 대형주 포스코퓨처엠의 2분기 영업이익도 29.8% 늘어난 717억원일 것으로 예상된다.자동차 업종도 호실적이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북미지역 판매 비중이 지속해서 확대되며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3조689억원(21.1%), 2조9801억원(33.4%)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도 1년 전보다 55.9% 증가한 6289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1분기 1조5000억원의 '깜짝 실적'을 냈던 LG전자는 2분기 9599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직전 분기보다는 35.9% 줄어든 규모이지만 1년 전 대비로는 21.2% 증가한 수준이다.상장사 2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총 33조9119억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전보다는 44.0% 줄어든 수준이지만 1분기 대비로는 13.6% 늘어날 걸로 보인다.국내 증시 분위기를 좌우하는 반도체 대형사의 경우 2분기 실적 자체는 부진하지만 바닥을 찍고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다.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2375억원으로 추정돼 1년 전보다 98.3%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조9810억원의 손실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03 10:17
산업

[스타일 IS현장] 새빨간 루즈, 파란 섀도, 설화수를 바른 '코리안걸'

77년 역사를 자랑하는 아모레퍼시픽이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유행화장전'을 통해 K뷰티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시대를 풍미한 제품을 선보이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뷰티 매거진 '향장'을 통해 트렌드를 알려온 아모레퍼시픽(아모레)만의 헤리티지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레트로'가 유행하는 가운데 젠지세대(Gen-Z세대, 10~20대)는 아모레의 유행화장전을 힙한 문화라고 여기고, 30~60대는 추억을 되살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는 평가다. '응답하라 1988' 세트장 분위기 지난 8일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 서울점에 위치한 카페 라 오픈 라운지. 아모레가 열고 있는 유행화장전 입구에 들어서자 한 관람객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이거 딱 ‘응답하라 1984’ 분위기네. 드라마 세트장 같다." 109㎡(약 33평) 규모의 전시장 내부를 살펴보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화려한 자개 화장대와 장롱, 10대 시절에 보물처럼 아꼈던 카세트테이프, 어깨 패드가 잔뜩 들어간 그 시절 의상까지…. 3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다른 편으로 시선을 돌리자 유행화장전의 주인공인 아모레의 히트작들이 전시돼 있었다. 1950년대 전쟁 속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ABC 포마드'를 비롯해 1960년 우리나라의 첫 해외 수출 화장품으로 남아있는 스킨·로션 '오스카'같이 제품마다 역사와 스토리를 품고 있었다. "당시 주한 미군의 영향을 받아 머리카락을 정돈할 때 바르는 포마드 크림이 잘 나갔다. ABC 포마드는 순식물성으로 제품력이 좋아서 멋을 아는 한국 남자 사이에 인기였다"는 전시 관계자의 설명을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격동기인 1970년부터는 아모레가 한국 최고의 뷰티 기업으로 성장하는 시기와 맞물려있었다.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의 전신인 '진생삼미 크림'와 파란색과 노란색 등 선명한 색깔의 아이 섀도까지 외모를 꾸미는 여자들의 전성기는 대부분 이 시기부터 시작됐다. 매니큐어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색조 제품이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화려한 여자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깨부수던 파격이 화장품에도 고스란히 남아있는 듯했다. 아모레 하면 떠오르는 '라네즈' '마몽드' '아이오페' '헤라' 등의 메가 브랜드는 대부분 1990년도에 탄생했다. 아모레가 프랑스와 중국 등에 공장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을 향해 나아갔던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뷰티 전문 매거진 향장도 전시돼 있었다. 향장은 당시 화장품 유통의 주요 방식 중 하나였던 방문판매를 하면서 브랜드를 홍보할 목적으로 활용됐다. 실제 이날 전시에서는 80년대 아모레 카운슬러 복장을 입은 스태프가 돌아다니면서 화장품 샘플을 나눠주기도 했다. '여름철 메이컵 포인트' '입술에 시선이 머문다' 등의 뷰티 노하우와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이 향장을 빼곡하게 채웠다. 동백기름에서 출발해 K뷰티의 선봉에 선 아모레만의 방대한 아카이브와 헤리티지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였다.그렇다고 옛날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전시관 중심에는 얼굴을 카메라에 가져다 대면 1970~1990년대 유행했던 화장을 덧입히는 기기가 비치돼 있었다. 화려하게 변신한 얼굴을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릴 수도 있어 젊은 세대의 호응이 크다는 전언이다. 부모와 유행화장전을 찾은 20대 여성 A 씨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적절하게 조화된 전시회였다"며 "부모님은 추억 여행을 하셨다고 하시더라"고 소감을 말했다.전시회 관계자는 "하루 평균 60~100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전시회를 찾고 있다"며 "유행화장전이 1980년대 당시 20대였던 어머니 세대와 지금의 20대 여성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추억의 장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020과 5060 이어주는 '설화수' 유행화장전에서 젠지세대와 5060세대를 잇는 가교는 더 있다. 바로 설화수다. 설화수는 관람객의 눈길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전시장 최상단에 전시돼 있었다.아모레는 2023년 설화수를 회사는 물론 K뷰티의 상징으로 세우기 위해 뼈를 깎는 리브랜딩 작업에 한창이다. '설화, 다시 피어나다'를 주제로 블랙핑크 멤버 로제를 메인 모델로 발탁했다. 이어 최근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을 추가 선정하면서 북미 시장을 향해 진격하고 있다. 제품 패키징도 바꿨다. 설화수의 상징이었던 한자 로고를 지우고 달항아리를 연상케하는 용기를 선택했다. 제품에 선명하게 새긴 오렌지빛 영어 로고는 주요 판로였던 중국을 넘어서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설화수는 지난 3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1년간 다양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동순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지속 성장을 위해 성과가 더디더라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균형감 있게 가져갈 것"이라며 "북미, 유럽 매출이 성장 중이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매출은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K뷰티 업계는 아모레의 과감한 변화가 성공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설화수는 중장년층이 쓰는 한방 화장품 이미지를 쇄신하고 젊은 층까지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로제를 브랜드 얼굴로 앞세우고 '나의 첫 설화수' 콘셉트를 띄우고 있다"며 "유행화장전은 아모레의 헤리티지와 함께 K뷰티의 최고 브랜드인 설화수의 현재로 연결하는 통로로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정원 아모레퍼시픽 크리에이티브센터장은 "유행화장전을 통해 1980년대 당시를 살아가고 사랑하던 여성들의 일상이 40여 년이 지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선사하는 비일상적인 즐거움을 경험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아모레는 지난해부터 부산과 서울 한남동 등을 거쳐 신라면세점에서 유행화장전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15일까지며, 네이버 홈페이지에서 유행화장전을 검색하면 사전예약 가능하다. 신라면세점 아모레퍼시픽 매장에서 배부하는 입장권을 통해서도 무료로 방문 가능하다.여러 혜택도 준비되어 있다. 이번 전시 관람을 인증한 고객 중 설화수 또는 헤라 브랜드에서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구매금액대별로 사은품을 준다. 유행화장전 방문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후 베스트 리뷰어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6.13 07:03
산업

인도·홍콩 톱스타 모델 발탁하는 K뷰티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로 직진 중인 K뷰티업계가 유명 외국인 모델을 발탁 중이다. 북미권은 물론 인도와 홍콩 등지의 톱스타를 얼굴로 앉히면서 현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는 최근 인도 톱 배우 아티아 셰티를 모델로 선정했다. 라네즈가 인도 배우를 공식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구수 14억2862만명에 달하는 인도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시장이다. 아모레는 아티아 셰티를 통해 인도 뷰티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아모레는 인도에서 2013년 이니스프리를 시작으로 2018년 라네즈, 2019년 에뛰드에 이어 이듬해인 2020년에 설화수를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는 중산층 성장과 함께 뷰티 소비 잠재력이 높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인도 화장품 시장 규모는 148억달러(약 18조원)로 전 세계 7위 규모다. 동남아권에 집중하는 업체도 있다. 'TS샴푸'를 제조 판매하는 TS트릴리온은 최근 홍콩에서 가수·영화 배우로 활동 중인 로잔 웡을 모델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한류문화가 전성기를 맞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기 위한 선택이다. 로잔 웡은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고른 인지도가 있다고 알려진다. 회사 관계자는 "로잔 웡은 당당하고 주체적인 이미지가 동남아시아 여성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할리우드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했다. 엘리자베스 올슨은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어벤져스'와 TV 시리즈 '완다비전'에서 주인공인 스칼렛 위치 역을 맡으며 뛰어난 연기와 외모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다. 국내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의 미국판 주연을 맡았다. 미샤는 트와이스 사나에 이어 엘리자베스 올슨까지 합류한 글로벌 앰버서더 라인업을 완성하며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설명이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K뷰티 기업들이 아시아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국내 톱모델만 기용했지만 최근 현지 맞춤형 모델을 늘려가고 있다"며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확장 중인 K뷰티의 위상과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5.16 07:0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